김해 가야테마파크는 옛 가야 역사를 단순히 전시로만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활용해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복합 문화공원이다. 언덕 위에 자리한 공원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가야 왕국 세트장처럼 꾸며져 있어,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일상적인 도시 풍경 대신 성문과 목책, 전통 가옥과 광장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전통 갑옷을 입고 무사로 분장해 보는 프로그램, 활쏘기·투호·말 타기 같은 야외 체험, 토기와 목걸이를 직접 만들어 보는 공방, 야간에 열리는 퍼레이드와 미디어 쇼까지 구성 요소가 다양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놀이터와 놀이기구만 있는 일반 테마파크와 달리, 이곳에서는 놀이와 학습, 역사와 상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여 아이들에게 ‘역사는 어렵다’는 편견 대신 ‘재미있다’는 감정을 심어 주는 역할을 한다. 김해 시내에서 접근성도 좋아 당일치기 코스로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으며, 초·중학교 현장체험학습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는 대표 체험형 역사 관광지다.
가야 왕국으로 들어가는 문, 김해 언덕 위 테마파크에서 시작하는 시간 여행
김해 도심 쪽에서 차를 몰고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파트와 상가 대신 낯선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멀리 목책으로 둘러싸인 성곽과 깃발, 전통 지붕의 건물들이 나란히 서 있고, 입구 쪽에는 가야의 문양을 새긴 커다란 성문이 방문객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김해 가야테마파크는 이처럼 ‘현대 도시’와 ‘옛 왕국’의 경계에 놓인 듯한 공간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성문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짧은 구간조차, 마치 드라마 세트장 속으로 천천히 진입하는 도입부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은 이미 눈을 반짝이며 어디선가 갑옷을 입은 병사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상상을 하고, 어른들은 “우리가 아는 가야 이야기가 이렇게 풍경으로 펼쳐지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호기심을 품게 된다. 입구를 지나 매표와 검표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가야 왕국 속 산책이 시작된다. 테마파크 초입에는 가야 시대의 생활상을 모티프로 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투구와 방패, 말 모양 조형물들이 배치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 욕구를 자극한다. 이곳에서 한 템포 숨을 고르며 지도를 펼쳐 보면, 공원의 전체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전사 체험 구역, 공방 체험 구역, 놀이·어드벤처 시설, 야외 공연장과 숲길 산책로가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한 번쯤은 중요한 공간들을 지나치게 된다. 처음 방문했다면 아이의 나이와 동행자의 취향을 고려해, “오늘은 체험 중심으로 볼 것인지, 공연과 놀이에 더 비중을 둘 것인지” 정도만 미리 정해 두면 훨씬 여유로운 동선이 된다. 김해 가야테마파크의 첫인상은 의외로 ‘공원’에 가깝다. 일반 테마파크를 떠올리면 대형 놀이기구와 롤러코스터, 번쩍이는 간판을 상상하게 되지만, 이곳은 언덕과 숲, 잔디와 나무 사이에 체험 시설이 흩어져 있어 분위기가 비교적 차분하다. 언덕을 따라 난 길을 천천히 걸으면, 양옆으로 소나무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숲이 이어지고,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봄에는 연둣빛 새잎과 꽃이 어우러져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전환되고,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뜨거운 햇빛을 막아 주어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니기 한결 수월하다. 가을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전통 건물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겨울에는 맑은 공기와 적당한 고요함 속에서 야외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공원을 단순한 산책 코스로만 보기에는 아쉬운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조형물과 건물들은 모두 가야 관련 설화와 유물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왕이 행차하던 가마와 무사의 장식, 철기 문화와 관련된 문양이 곳곳에 숨어 있어, 천천히 눈을 돌리며 살펴보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일부 건물의 기둥과 문틀에는 고리 모양·물결 문양이 반복되어 있는데, 이는 바다를 통해 활발히 교류했던 가야의 해상 네트워크를 상징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런 설명을 하나씩 읽다 보면, 아이들은 “가야는 왜 바다를 많이 이용했을까?”, “왜 철이 중요했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고, 어른들은 학교에서 대충 지나쳤던 ‘가야 연맹왕국’ 단원이 실제 공간과 연결되면서 훨씬 입체적인 이미지로 떠오르게 된다. 서론 단계에서 느끼게 되는 가장 큰 특징은, 김해 가야테마파크가 ‘놀이공원’이라는 이름 뒤에 꽤 진지한 의도를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가볍게 와서 사진만 찍고 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조금만 시간을 들여 설명판을 읽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면, 이곳이 단순 소비형 관광지라기보다 지역 역사와 문화를 현재형 언어로 번역해 놓은 장소임을 실감하게 된다. “오늘 아이랑 그냥 공기 좋은 데서 놀다 오자”라고 생각하고 올라온 언덕에서, 우리는 의외로 진지한 역사 수업과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이제 남은 일은, 공원 곳곳에 숨어 있는 체험과 놀이, 공연을 어떻게 엮어 하루 일정을 채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전사 체험과 공방, 어드벤처 시설, 숲길 산책까지 적당히 섞어 보면, 어느새 가야 왕국에서 보낸 한나절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그 시간이 끝났을 때, 아이의 입에서 “가야가 뭐 하는 나라였는지 조금 알 것 같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면, 그날의 김해 가야테마파크 체험 여행은 이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셈일 것이다.
가야 전사·공방·어드벤처, 몸으로 배우는 역사 놀이 한가득
김해 가야테마파크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조성해 놓은 건물과 조형물을 눈으로 구경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몸을 움직이며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공원 전반에 걸쳐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데 있다. 일정표를 펼쳐 보면, 전사 체험, 활쏘기와 투호, 가야 갑옷 착용, 공예·토기 만들기, 숲속숲 속 어드벤처, 퍼레이드와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이 시간대별로 준비되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을 다 경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과 상의해 우선순위를 정해 두는 것이 좋다. 많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눈을 반짝이는 곳은 단연 가야 전사 체험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가벼운 재질로 만든 갑옷과 투구, 방패를 몸에 착용해 보고, 간단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또 일부 구역에서는 부드러운 소재의 칼이나 창 모형을 들고 전사처럼 걷거나, 사격장 느낌의 활쏘기 체험에 도전해 볼 수 있다. 활쏘기는 안전을 위해 일정 거리와 규칙이 정해져 있고, 담당 스태프가 자세를 잡는 방법과 시선을 두는 법을 차근차근 안내해 준다. 처음에는 활시위가 어색해 화살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지만, 두세 번 반복하다 보면 아이들 얼굴에 금세 성취감이 떠오른다. “예전 사람들도 이렇게 활을 쐈을까?”라는 질문에, 부모가 자연스럽게 “당시에는 사냥이나 전쟁에 꼭 필요했지”라고 답해 주면, 체험은 곧 역사 수업으로 연장된다. 전사 체험으로 몸을 충분히 풀었다면, 한층 차분한 분위기의 공방 체험으로 이동해 보자. 공방에서는 소형 토기나 목걸이, 팔찌, 나만의 방패 문양 꾸미기 같은 활동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토기 만들기 프로그램의 경우, 미리 준비된 작은 토기 형태에 문양을 새기거나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어린아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손으로 흙을 만지고, 선과 점을 반복해 새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야 사람들은 어떤 그릇을 썼을까, 어떤 무늬를 좋아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굽는 과정을 거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현장에서 바로 가져갈 수 있는 간단한 체험형으로 나뉘기도 한다. 목걸이와 팔찌 만들기 역시 마찬가지다. 가야 문양 모양의 펜던트와 구슬을 선택해 끈에 꿰다 보면, 아이들은 금세 자신만의 ‘가야 보물’을 완성한다. 여행을 마친 뒤에도 기념품으로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공방 체험은 부모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보다 역동적인 활동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어드벤처 시설과 숲 속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언덕 지형을 활용해 설치한 짚라인이나 어드벤처 코스, 구름다리와 전망대는, 마치 가야 산성을 오르내리는 길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듯한 느낌을 준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잠깐 동안이나마 “가야 산을 지키는 수비대”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스릴을 넘어, 아이들에게 ‘몸으로 공간을 느끼는 법’을 가르쳐 준다. 위에서 내려다본 공원과 김해 시내, 멀리 이어진 산 능선을 함께 바라보며, 부모와 아이는 자연스럽게 “가야 사람들도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살았겠지?”라는 대화를 나누게 된다. 김해 가야테마파크의 또 다른 재미는 공연과 퍼레이드, 미디어 쇼다. 성문 앞 광장이나 중앙 무대, 야간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날에는 가야 전사와 왕, 악사로 분장한 배우들이 등장해 짧은 무용극이나 행렬을 펼친다. 북과 피리, 전통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맞춰 전사들이 행진하고, 왕과 여왕 역할의 배우가 관람객에게 손을 흔들면, 아이들은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답한다. 일부 공연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무대 위로 초대되어 함께 춤 동작을 따라 하거나, 구호를 외치며 참여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다. 해가 떨어진 뒤 진행되는 미디어 쇼에서는 성벽과 건물을 스크린 삼아 가야 설화와 전설을 재구성한 영상이 상영되기도 한다. 빛과 음악, 이야기 요소가 어우러져, 낮 동안 체험으로 익힌 역사 포인트가 자연스럽게 복습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하루 동안 가야테마파크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에는 적당한 피로가, 머릿속에는 다양한 장면이 켜켜이 쌓여 있다. 아이들은 “갑옷 입었던 거 기억나?”, “내가 만든 토기 멋있지?”라며 서로의 경험을 자랑하고, 어른들은 “생각보다 알차네”, “기대 이상으로 잘 꾸며놨다”라는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체험 하나하나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경험이 합쳐져 ‘가야’라는 두 글자를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가야테마파크를 찾을 때 알아두면 좋은 실질적인 팁도 있다. 언덕 지형 특성상 계단과 경사가 많으므로, 가능한 한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여름철에는 모자와 물, 간단한 간식 등을 미리 준비해 두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일부 유료이거나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장 후 안내소에서 그날의 운영 시간과 예약 여부를 먼저 확인해 두면 동선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 정도만 준비해 둔다면, 하루 동안 가야 왕국을 마음껏 탐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역사와 놀이가 만나는 언덕, 김해 가야테마파크가 남기는 기억들
김해 가야테마파크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 처음 올라갈 때와는 조금 다른 감정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입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과 사진 몇 장 찍고, 체험 몇 개 하고, 적당히 놀다 오면 되지”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갑옷을 입고 활을 쏘며 웃던 아이들의 얼굴, 공방에서 흙을 만지며 문양을 새기던 집중한 표정, 공연을 보며 깃발을 흔들던 손과 눈빛을 떠올리다 보면,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놀이와 학습, 역사와 상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이 경험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가야’라는 이름을 조금 더 친근하고 생생하게 만들어 준다. 가야테마파크가 주는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역사를 몸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책과 시험, 암기로만 접한다. 연도와 왕 이름, 전쟁과 조약, 문화재 이름을 외우는 것이 곧 역사 공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곳에서 아이들은 갑옷을 입어 보고, 활을 쏘고, 토기를 만들고, 전사와 왕이 나오는 공연을 보면서, 책 속 문장을 ‘장면’과 ‘감정’으로 바꿔 저장한다. “철이 많아서 부자였던 나라”라는 설명 대신, “철 갑옷과 무기가 멋졌던 나라”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감각적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 교과서에서 가야를 다시 만났을 때, 단순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그때 테마파크에서 봤던 건 어땠지?”, “실제 유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같은 궁금증은 자발적인 학습의 출발점이다. 또한 김해 가야테마파크는 가족 여행지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어린아이부터 초등·중학생, 부모와 조부모까지 세대가 다른 가족 구성원이 함께 방문해도 각자 즐길 거리가 존재한다. 아이들은 체험과 놀이에 몰입하고, 부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때로는 설명판을 천천히 읽으며 스스로도 잊고 지냈던 역사 지식을 복습한다. 조용한 숲길과 전망대, 카페와 휴게 공간은 잠시 떨어져 쉬고 싶은 어른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모두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자의 속도로 하루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야테마파크는 ‘함께하지만 지치지 않는 여행지’에 가깝다. 지역적 관점에서 보면, 이 테마파크는 김해라는 도시가 자신의 정체성을 풀어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김해에는 이미 여러 가야 유적과 박물관이 존재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긴 설명과 전시물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가야테마파크는 그 사이를 메우는 다리 역할을 한다. 진지한 유적지와 박물관을 방문하기 전이나 후에 이곳을 찾으면, 아이들은 가야 이야기를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왕릉과 고분은 왜 그렇게 생겼을까?”, “박물관 유물은 어떤 사람들이 쓰던 걸까?”라는 질문이, 테마파크에서 경험한 장면들과 연결되면서 입체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도시 입장에서도, 역사 관광을 단순한 관람에서 체험과 콘텐츠 중심으로 확장해 내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테마파크라는 형식 자체가 가진 한계도 있다. 실제 역사와 설정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상업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다소 과장되거나 단순화된 표현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곧 단점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곳이 ‘완벽한 교과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향해 다가가는 첫 관문이 된다는 점이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이게 실제 가야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았던 것은 아니야. 하지만 이런 모습을 상상해 볼 수는 있겠지?”라고 설명해 주면 된다. 그렇게 상상과 사실, 재미와 진지함을 구분하고 연결해 주는 역할은 결국 어른이 함께해 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김해 가야테마파크를 떠나는 순간, 아이가 품에 꼭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마도 오늘 만든 토기나 목걸이, 혹은 전사 체험장에서 산 작은 기념품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그 실물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언덕 위에서 느꼈던 바람, 갑옷을 입고 웃던 표정, 어드벤처 코스를 건너며 느꼈던 두근거림, 공연장에서 함께 박수를 치던 순간 같은 것들이다. 이런 감정의 조각들이 모여, 언젠가 김해를 다시 떠올릴 때 “아, 거기 가야 왕국 놀이터 있었지”라는 따뜻한 기억으로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 아이가 조금 더 자라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다시 가야를 만나게 된다면, 오늘 김해 가야테마파크에서의 하루가 조용히 뒤에서 받쳐 줄지도 모른다. 단순히 시험을 위한 단원이 아니라, 직접 걸어 보고 만져 본 기억과 연결된 장면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해 가야테마파크 체험 여행은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과 ‘미래의 배움’을 동시에 선물하는 드문 여행지라 할 수 있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며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면, 목책과 성문, 깃발이 저녁 햇빛에 물들어 서서히 어둠 속으로 녹아들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풍경을 마음에 담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어느 바쁜 하루의 틈에서 문득 숨을 고르고 싶어질 때, 오늘 이 언덕 위에서 들었던 북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조용히 떠오른다면, 그 기억만으로도 이 여행은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