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에서 열리는 인제 빙어축제는 꽁꽁 언 겨울 호수 위에서 직접 빙어를 낚고, 잡은 빙어를 바로 튀겨 먹거나 회로 즐길 수 있는 대표 겨울축제다. 투명한 얼음판 위에 뚫어 놓은 구멍에서 손맛을 느끼는 빙어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얼음썰매·눈썰매·스노우튜브·얼음자전거 같은 눈·얼음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축제장 주변에는 따끈한 어묵, 군밤, 국수, 인제 특산품을 파는 먹거리 장터가 펼쳐져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사람들의 웃음과 온기가 가득하다. 단순한 겨울 놀이를 넘어 자연 속에서 계절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고,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인제 빙어축제는 해마다 겨울을 기다리게 만드는 강원도의 대표 겨울 여행지다.
꽁꽁 언 호수 위의 축제, 인제에서 만나는 진짜 겨울
강원도 인제에서 겨울이면 열리는 빙어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라기보다, 한국의 겨울을 가장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오고 호수가 완전히 얼어붙는 시기, 많은 사람들은 따뜻한 실내를 찾지만 인제는 오히려 그 얼음을 무대로 축제를 연다. 눈으로 덮인 강과 산, 그 위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텐트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겨울이라서 가능한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축제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게 펼쳐진 얼음판이다. 눈이 소복이 쌓인 호수 위에는 이미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싼 텐트와 의자, 간단한 장비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얼음판 위를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감촉과 사각거리는 눈의 소리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겨울만의 감각이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코끝이 얼얼해질 만큼 차갑지만, 그 공기 속에는 겨울 특유의 상쾌함과 설렘이 함께 섞여 있다. 빙어축제는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아이들에게 꽁꽁 언 호수는 그 자체로 거대한 놀이터이고, 얼음 위에 직접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경험은 학교나 학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계절 수업이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며 먹이를 달아주고, 빙어가 미끼를 물기를 기다리며 함께 웃는다.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한 만큼, 한 번 다녀온 가족은 다음 해에도 또 찾게 된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빙어낚시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안내가 이루어진다. 낚싯대를 어떻게 쥐어야 하는지, 미끼는 어느 정도 길이로 달아야 하는지, 얼음 위에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차근차근 알려주기 때문에,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자칫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얼음 위 활동도, 안전요원과 장비, 구역 관리가 더해지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겨울놀이로 바뀐다. 인제 빙어축제의 매력은 단지 “빙어를 잡는다”는 행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축제장 전체는 겨울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빙어낚시를 하다가 잠시 쉬고 싶으면 눈썰매장이나 스노튜브장으로 자리를 옮겨 눈 위를 미끄러지며 바람을 가를 수 있고, 얼음자전거·얼음봅슬레이 같은 독특한 체험도 이어진다. 손과 발이 시릴 때면 따끈한 국물과 겨울 간식이 기다리는 먹거리 부스를 찾아 몸을 녹이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 이처럼 인제 빙어축제는 얼음과 눈, 바람과 물고기, 사람과 웃음이 한데 섞인 복합적인 겨울의 무대다. 이곳을 찾는 순간, 사람들은 실내 난방의 온기 대신,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 살아 있는 온기를 다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온기는,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겨울의 추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된다.
얼음 구멍 속 반짝이는 빙어, 인제에서 즐기는 오감만족 겨울 체험
인제 빙어축제의 핵심은 역시 얼음 위에서 즐기는 **빙어낚시 체험**이다. 얼음판에 도착하면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작은 의자와 낚싯대, 그리고 미끼다.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대여소와 매표소에서 낚시 도구와 미끼를 구입하면, 얼음 위에서의 준비는 거의 끝난다. 이미 뚫려 있는 얼음 구멍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낚싯줄을 드리우는 순간, 겨울 호수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빙어낚시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고급 낚시와는 조금 다르다. 가벼운 채비와 작은 바늘, 짧은 낚싯대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얼음 구멍 아래로 줄을 내리고, 손끝으로 미세한 떨림을 느끼며 몇 번씩 살짝살짝 흔들어 주다 보면 갑자기 ‘톡’ 하는 느낌이 전해진다. 그 순간 낚싯대를 살짝 들어 올리면, 투명한 얼음 아래에서 은빛 빙어가 반짝이며 튀어 오른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빙어가 바늘 끝에 매달려 허공에서 몸부림칠 때, 아이들의 얼굴에는 놀람과 기쁨이 동시에 떠오른다. 빙어를 몇 마리씩 잡다 보면 얼음 위의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며 언제 물어줄지 모르는 물속을 기다리는 그 짧은 긴장감은, 다른 어떤 놀이와도 다른 종류의 몰입을 선사한다. 손이 시리고 발끝이 얼얼해져도, “한 마리만 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가끔은 전혀 입질이 없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한번 미끼를 내릴 때마다 연달아 잡히기도 한다. 이 예측할 수 없는 리듬이 오히려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빙어를 일정량 이상 잡았다면, 이제는 먹는 즐거움이 기다린다. 축제장 내에는 잡아 온 빙어를 바로 튀겨 주거나 회로 준비해 주는 조리부스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막 낚아 올린 빙어를 깨끗이 손질한 뒤,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바로 그 순간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소금만 살짝 뿌려도 바다 생선과는 또 다른 담백한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얼음 위에서 손이 꽁꽁 얼어가며 잡았다는 사실이 더해지면, 그 맛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노력의 결실처럼 느껴진다. 먹거리 체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축제장 주변에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따끈한 음식들이 줄지어 있다. 얼큰한 어묵국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숯불에 구워내는 군고구마와 군밤, 든든한 국밥과 지역 특산 요리까지, 추운 바람에 굳어 있던 몸이 안쪽에서부터 서서히 풀리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손에 온기를 되찾은 후 다시 얼음판으로 돌아가면, 또 한 번의 겨울 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 빙어낚시 외에도 인제 빙어축제에는 다양한 눈·얼음 놀이 시설이 함께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연 눈썰매장과 스노우튜브다. 길게 만들어진 얼음슬로프 위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면, 몸이 통째로 미끄러지면서 얼음과 바람, 눈의 감촉이 한 번에 몰려온다. 짧은 시간 동안의 스릴이지만, 웃음소리는 슬로프 아래에 오래 맴돈다. 얼음자전거, 얼음봅슬레이, 눈 조각 만들기 등도 가족 단위로 함께 즐기기 좋다. 축제장은 밤이 되면 또 다른 분위기로 변한다. 곳곳에 설치된 조명이 얼음 위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빛의 장면을 만들고, 텐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불빛과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어두운 호수 위를 따뜻하게 물들인다. 낮에는 활동적인 체험이 중심이라면, 밤에는 조금 더 차분하게 눈과 빛이 만드는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시간이다. 인제의 겨울밤 공기는 유난히 차갑지만, 축제장 안의 분위기는 그만큼 더 따뜻하다. 이처럼 인제 빙어축제는 오감이 모두 참여하는 겨울 체험이다. 손끝으로 느끼는 얼음의 차가움, 눈으로 담는 흰 눈과 파란 하늘, 귀로 들리는 웃음과 파닥이는 빙어의 소리, 코로 맡는 겨울 공기와 음식 냄새, 입으로 즐기는 따뜻한 국물과 바삭한 튀김까지, 하루를 온전히 겨울에 맡겨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겨울이 선물한 하루, 인제 빙어축제가 남기는 추억의 온도
인제 빙어축제에서의 하루는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차 안에서 장갑을 벗고 손을 비비며 생각해 보면, 오늘 하루 동안 유난히 많은 감각이 깨어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평소라면 피하고 싶었던 추위도, 이곳에서는 오히려 추억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준 요소가 된다. 손이 시릴 만큼 얼음 위에 오래 앉아 있었던 시간,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낚싯대를 꼭 쥐고 있던 순간, 코끝이 빨개지도록 웃으면서 눈썰매를 타던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서 선명한 장면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인상 깊게 남는 것은 “함께”라는 감정이다. 빙어를 낚는 손은 한 사람의 것이지만, 그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얼음 구멍 사이에 낚싯줄을 드리운 부모와 아이, 친구와 연인, 또는 동료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빙어가 걸려 올라올 때마다 함께 환호하고, 잘 되지 않을 때는 “그래도 재밌다”고 웃어넘기며, 추운 공기 속에서도 사람 사이의 온도를 조금 더 올린다. 이런 경험은 단지 사진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대화 속에서 오래 반복되며 관계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제 빙어축제는 계절이 만들어낸 일종의 무대다. 이 무대는 겨울이 아니면 열리지 않고,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귀하고, 잠깐 열렸다가 사라지는 축제다. 사람들은 이 짧은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일정을 조정해 인제를 찾는다. 한 해의 겨울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결국 이렇게 계절과 맞닿은 경험이 얼마나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빙어축제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그해 겨울은 단지 “추웠던 계절”이 아니라 “얼음 위에서 웃었던 계절”로 기억된다. 또한 이 축제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의식하며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얼음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우리에게 자연의 조건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기온이 내려가야 얼음이 얼고, 눈이 내려야 겨울 풍경이 완성되며, 그 속에서 사람은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세우고 지킨다. 안전 요원의 안내와 출입 통제, 얼음 두께 체크 같은 절차들은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 이 자연의 무대를 끝까지 즐기기 위한 약속이다. 축제를 경험한 사람들은 겨울 자연을 조금 더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도시의 겨울은 실내 난방과 도로 제설, 따뜻한 카페와 쇼핑몰로 대표되곤 한다. 그러나 인제 빙어축제에서 만나는 겨울은 그와 조금 다르다. 이곳의 겨울은 거칠지만, 그 거침 속에 솔직함이 있다. 차갑지만, 그 차가움 속에 생동감이 있다. 얼음 아래를 헤엄치는 작은 빙어의 움직임과, 그 빙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섞이는 순간, 우리는 “겨울도 충분히 살아 있는 계절”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뒤, 냉장고에 넣어둔 빙어 몇 마리를 다시 꺼내 튀기거나 조리해 먹을 때, 축제장의 공기와 소리가 함께 떠오를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 또 가자”라고 말할 것이고, 어른들은 “그래, 내년에도 한 번 더 가볼까”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게 인제 빙어축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해마다 겨울이 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계절의 약속이 된다. 결국 인제 빙어축제가 남기는 것은 손에 쥔 빙어 몇 마리가 아니라, 겨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기억이다. 추위를 피하기만 하던 계절에서, 추위를 즐기고 기다리는 계절로 겨울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 얼음 위에서 웃고, 눈 속에서 뛰던 그 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 속에 “겨울도 참 괜찮았지”라는 한 줄의 문장을 남긴다. 인제의 얼음판 위에서 보낸 하루는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데워주는 소중한 겨울의 한 페이지가 된다.